▲ [사진 = 그레이스 정원]

정원 문화를 이끌어 가는 유럽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 정원이 크게 발달했던 시기는 르네상스 이후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국가에 따라 고유의 정원 양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대의 가장 세련된 아름다움을 향유해 왔다. 뿐만 아니라 유럽인들은 그 시대의 가장 세련되고 아름다운 감동과 기쁨을 정원에 담았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유럽은 정원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유럽에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도 유럽 못지 않게 예쁘게 정돈된 정원을 볼 수 있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경남 24곳의 민간정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대한민국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선정된 그레이스 정원의 손지원 대표이사를 만나보았다.

▲ [사진 = 그레이스 정원]

수국 꽃길 따라 비밀의 화원을 품고 있는 그레이스 정원
현재 국내에 등록된 정원은 국가에서 운영비를 지원하는 국가정원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지방정원, 그리고 개인이 연면적 5,000㎡이상의 규모로 운영하는 민간정원으로 구분된다. 그 중 그레이스 정원은 민간정원으로 16만 평 규모의 총 30만 주가 넘는 수국이 핀, 그야말로 수국정원으로 개장 직후 민간정원 6호로 등록되었다. 그레이스 정원은 손지원 대표이사의 어머니인 조행연 회장이 선교사업을 위해 부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되었다. 조 회장은1980년부터 집안의 가업인 창원 마금산 온천부지에 온천을 개발해 직접 운영했다. 마금산 온천의 원천보다 수질이 좋다는 소문인 나면서 많은 손님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그야말로 온천으로 대박을 냈다. 온천사업으로 성공을 한 그는 선교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창원 마금산 온천 일대에서 선교사업을 시작하다. 규모가 커지면서 선교센터 부지를 만들기 위해 지리산 인근에 수십 군데 이상 둘러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는데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그레이스 정원 부지를 보는 순간 마음에 들어 계약을 하게 되었고 부지를 매입한 이후 2010년부터 15년동안 쉬지 않고 정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수녀원으로부터 수국 300주를 사달라는 권유를 받고 정원에 수국을 심었는데 이듬해 핀 수국에 매료된 조 회장은 매년 3~4만주를 10년 동안 수국을 심기 결과 지금은 30만주 이상의 수국이 정원을 장식하는 수국정원이 되었다. 그레이스 정원에 들어서면 파란 수국이 꽃길을 펼치고 꽃 위로 메타세쿼이아가 하늘로 뻗어 푸르름을 선사하며 길에는 소담스럽게 돌담이 쌓여있다. 정원을 가꾸기 위해 15년 넘게 정원에 관한 책과 자료를 찾아보고 땅을 일구며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정원을 오픈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현실이 되었다. 메타세쿼이아길 끝 왼쪽에 수백 개의 바람개비를 설치한 ‘바람의 언덕’, 숲속 정원에 ‘숲속 갤러리’, 메인 길 오른쪽에 연못 길이 아름답다. 또 메인 길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나오는 호스타원은 우리나라에서 어디서도 보기 힘든 풍성함을 자랑한다.

▲ [사진 = 그레이스 정원]

“그레이스 정원은 16만평에 이르는 넓은 공간에 아름드리 높은 메타세쿼이아 길과 120여종의 식물, 그리고 30만주의 각양각색 수국이 있는 정원입니다. 여름에는 수십 만 주의 수국이, 가을에는 메타세쿼이아 단풍과 이끼로 물든 돌담사이에 보랏빛 해국이 정원을 가득 채웁니다. 수국은 6월에 피기 시작하여 6월 말에서 7월 초에 절정을 이루는데 요즘은 5월에도 피는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수국 외에도 붓꽃, 겹작약, 산딸나무, 삼색병꽃, 목수국, 에메랄드골드, 비비추 등이 오색빛을 내며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돌로 쌓아 만든 야외공연장의 잔디광장 높은 돌담 위로는 높이 뻗은 에메랄드 골드나무들이 마치 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의 사이프러스길을 연상하게해 이국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바람의 언덕의 그라스들과 핑크빛 목수국이 몽환적인 가을정원이라면 나비정원은 봄이 되면 하얗게 나비가 앉은 듯한 산딸나무의 군락과 새하얀 눈덩이 같은 불두화, 줄지어 핀 재팬 붓꽃, 저먼 붓꽃, 핑크빛 겹작약 등이 한라정원을 가득 채웁니다. 뿐만 아니라 정겨운 엄마정원과 정원을 걷다보면 피로한 발걸음을 쉴 수 있는 숲속도서관과 숲속갤러리, 사진전이 있는 본관 갤러리를 비롯해 기도 할 수 있는 숲속교회가 있습니다. 이처럼 그레이스 정원은 여러개의 폭포와 연못의 물소리를 들으며 온전한 쉼을 얻을 수 있는 힐링정원이자 예술정원입니다.” 이처럼 백암산과 향로봉 뒤쪽에 숨겨놓은 보석 같은 그레이스 정원은 조행연 회장과 손지원 대표이사가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가꿔온 노력의 결과물로 푸른 숲에 둘러싸인 정원의 수많은 꽃과 나무가 건강한 휴식을 안겨주고 있다.

▲ [사진 = 그레이스 정원]

바람과 구름도 쉬어가는 그레이스 정원
정원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은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시작됐다. 정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위해 ‘정원의 등록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고 순천만정원은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이 법률에 의거, 단체나 개인이 조성한 정원 가운데 특별히 아름답거나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을 도지사가 민간정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처럼 민간정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정원은 국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정신적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자연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고자 하는 국민적 욕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스 정원은 최대한 자연에 다가가기 위해 자연 스스로 디자인하는 공간을 조성해 녹색 도시를 꿈꾸고 있다.
“민간정원의 기능은 전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식물자원을 수집, 보전, 연구, 교육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쁜 꽃을 보면 ‘예쁘다’에서만 그칠게 아니라 저 꽃 이름이 뭐지, 어떻게 키우지, 가치 있는 식물이니까 보호가 필요하구나 등 식물에도 관심을 가지면 더 많은 식물 자원이 보이게 됩니다. 이처럼 그레이스 정원은 관광객들에게 품격 있는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과 동시에 소중함과 추억 가득한 장소로 나아가겠습니다.”
그레이스 정원의 관람 시간은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은 오전 8시~ 오후 7시로 연중무휴다. 입장료는 성인이 1만원, 어린이와 고성군민이 6000원, 기타 8000원으로 입장권을 제시하면 숲속카페에서 음료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그레이스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1시간 40분 정도가 걸린다. 정원에는 가벼운 산책 코스 외에 숲속 트레킹 코스도 있다. 오랫동안 수국만을 고집하며 가꾸며 15년 동안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수국과 나무들을 심고 가꾸며 살아왔다는 조행연 회장의 뜻을 받들어 보존하고 있는 손지원 대표이사의 손끝에서 그레이스 정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처럼 밤낮으로 정원을 가꾼 결과, 2020년 6월 첫해 오픈했을 때만 관광객이 2만여 명이 다녀갔고 지난해에는 7만여 명이 그레이스 정원을 방문했으며 올해는 10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다. 하지만 그레이스 정원을 진입하는 도로가 협소하다 보니 수국이 만발하는 계절에는 관광객을 위해 정원 5분 거리에 있는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정원에 완벽함이란 없을 것입니다. 단지 사계절 정원의 식물과 사람이 함께 공존할 뿐입니다. 사시사철 바뀌는 계절의 색깔처럼 여름에는 어떤 꽃길이 열릴지 겨울을 지나 봄이 오면 핀다는 큰 제비꽃과 작약의 향기로 가득 메워질 정원을 기대하며 가꾸고 있습니다. 이와더불어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가든스테이트와 편의시설 등을 확층해 제공할 예정입니다.” 관광객들이 그레이스 정원을 단순히 관람하는 것을 넘어 정원에 머무는 시간만큼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손질하고 가꾸고 있다는 손지원 대표이사의 바람처럼 그레이스 정원이 전국에 있는 수 많은 민간정원 중에서 제일 가고 싶은 정원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