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의 초입을 장식했던 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이 올해도 진행됐다. 다만 출품작이 예년과는 달리 적어, 다소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2024 부채예술대전이었다.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박상근 이사장에 의하면 예전엔 1300점에서 1500점까지 출품되었던 작품이 올해엔 800점으로 절반 가까이 적었다.

“예년보다 당겨진 전시 일정과 더불어, 아무래도 집중을 많이 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결국은 제가 보다 신경을 쓰고, 열심히 직접 뛰어야 하죠. (웃음) 조금은 아쉽지만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부채대전을 지속하고 있는 곳은 현재,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이 유일하다. 부채 공모전이 매년 치러진지도 약 서른 해를 넘어간다. 자연히 부채예술대전을 향한 박상근 이사장의 감정은 확실히 남다르다.

“예전만 하더라도 부채는, 그저 더위와 벌레를 쫓는 실용성 도구에 불과했었습니다. 부채에 직접 다양한 작품을 콜라보하여 예술품으로 승화된 현재에 생각하면 참 신기한 일이죠. 지금은 오히려 부채에 아무 문양도 없이 하얀 백부채를 들고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곧 문화의 흐름이자 변화인 셈이죠.”

부채예술대전은 대한민국 부채 문화의 변화에 있어, 초석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 박 이사장의 말대로 지금은 어디를 가더라도, 다양한 그림과 글귀가 새겨진 부채를 자주 만나볼 수 있었던 계절이기도 했다.

“문화라는 것이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변화되어가는 것도 일부입니다. 마치 몇 해전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이 모두 바뀌어버린 것처럼 말이죠. 부채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탄생되게끔 하는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앞으로 부채예술대전은 계속 지속될 겁니다. 제가 죽더라도 제 후대에서 활발하게 이어가게끔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은 지난 2020년, 국내에서 더욱 폭을 넓인 국제부채대전도 기획이 된 바 있었다. 물론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시피, 갑작스러운 코로나 시대로 계획은 무기한 연기될 수 밖에 없었다.

“중국과 베트남,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상당히 특색있는 부채들이 많습니다. 4년 전 당시, 현 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을 국제전으로 발돋움 시키고 일본과 중국 등 여러 작가들을 초청해서 전시하려고 했었지만 많이 아쉬웠었습니다. 멈췄던 계획들은 다시 시작될 겁니다. 가까운 동아시아 쪽 작가들부터 나라별로 5~60점은 초청하여 국제전으로 발돋움 시키는 것이 우리 협회의 소명일 것입니다.”

이젠 부채작품 모임 단체전 및 개인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그 중심엔 바로 부채도 예술품으로 변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을 예술인들은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매 해 어려움은 있지만 이겨낼 수 있습니다. 중단하거나 하진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더 노력해야겠죠.”